헬조선 진단서 1

최근 자료들에 따르면, 권위 있는 국제기구들이 나라들을 구분할 때 대한민국은 확실하게 선진국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헬조선 헬조선 하면서 이민을 고려한다고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흡사,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멀쩡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근육미 넘치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죽겠다 죽겠다 하는 꼴과 비슷하지 않은가?

이런 기사들이 가끔 신문에 나는데, 나는 원본 내용들을 찾아서 자세히 살펴본지가 꽤 오래 되었다. 이번에도 그 레가툼연구소의 웹사이트를 살펴 보았는데, 이전에 다른 조사들에서 보아왔던 어떤 패턴을 발견하였다. 이것이 어쩌면 ‘헬조선 진단서’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아래에 보이는 그림이 바로 그 레가툼연구소의 2018년 리포트인데, 각 나라들을 경제, 안전, 자유, 환경등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순위를 매기고 그 합산으로 전체 순위를 정하는 식으로 리포트가 작성된 듯 하다. 내가 검은색으로 표시한 항목이 ‘Social Capital’ 이라는 항목인데 오른쪽에 설명이 붙어 있다. ‘그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간의 유대, 사회지원망, social norms 그리고 사회참여등의 역량을 측정한 것’이라고 한다. 이 ‘social norms’라는 것은 ‘구성원들의 언행을 제어하는 상호간의 비공식적인 이해 혹은 약속’이라고 위키피디아에 나와 있더라. 다시말해 ‘사회 구성원 다수가 볼때, 무었이 좋고 나쁜지 어떤 짓이 부끄러운지 아닌지를 암묵적으로 서로 동의하고 또 서로 지키게 하는 어떤 약속 혹은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체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하는 노르웨이와 뉴질랜드가, 이 항목에서도 각각 3위 1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반해서, 한국은 78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번에는 또 다른 권위 있는 조사결과를 보자.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소위 말해서 선진국 36개 나라만 속해있는 OECD회원국 간의 행복도 조사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한국도 여러 항목들에서 다른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함은 물론이려니와 어떤 항목에서는 톱을 달리기도 한다. 역시 검은색으로 표시된 ‘Community’라는 항목을 주의해서 보자. 위에서 본 ‘Social Capital’과 거의 동일한 항목이다. 뉴질랜드가 거의 톱을 달리는데 반해서 한국은 그야말로 ‘빵점’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Social norms’가 무었이라고 했던가? ‘사회 구성원 다수가 볼때, 무었이 좋고 나쁜지 어떤 짓이 부끄러운지 아닌지를 암묵적으로 서로 동의하고 또 서로 지키게 하는 어떤 약속 혹은 힘’이라고 했다. 그러면 이 ‘social norms’가 0점인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사회 구성원 다수가 무었이 좋고 나쁜지, 어떤 짓이 부끄러운지 아닌지를 모르거나 동의하지 않고, 또 나아가 아무도 지키려 하지 않는 사회’가 아닐까? 이런 사회라면 그 구성원간에 유대나 지원이 가능할까?

헬조선? 자신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 아닐까? 이 모두가 그들 탓이라고 말한다면 그렇게 남 탓하는 그 모습이 또한 헬조선의 반증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런 ‘강대국’을 만든 한국인들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존경해 마지 않는다. ‘선진국’?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