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또 입에 올리지도 말고

이것, 어떤 대상을 상대하는 방법 중에서 때로는 효과가 높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어떤 대상과 엮이면 서로의 에너지가 (기가) 맞부딪히고 또 교환 된다. 꼭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니더라도, 설령 그것이 물건이거나 혹은 기억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에너지를 가질 수 있지 싶다.

붓다께서는 사람에게 6가지 감각 기관이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오감에 더해서 ‘마음’을 여섯번째 감각기관이라고 말씀하셨다. 짧게 부연하자면, 오감으로 느끼게 된 어떤 감각이, 많은 경우에 ‘마음’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 해석되어 ‘나’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리고 ‘마음’의 해석에 따라, 오감으로 ‘느꼈던 어떤 것이’이 얼마든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해석되어지고 또 기억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 듣고 말하는 이 세가지가 어쩌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외부를 받아들이고 또 소통하는 (엮이는) 대표적인 창들이 (window) 아닌가 한다. 따라서, 이들 창들에서 그 대상을 좀 멀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마음’에게도 좀 자유와 공간을 더 줄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어떤 싫거나 힘든 대상이 있나? 그러면 최대한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또 입에 올리지도 않도록 하면서 좀 에너지를 덜 소모하면서 시간을 벌면 어떨까? 엮이면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또 이런 대상과는 자주 많이 낭비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원치 않는 것이 내 마음의 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게 된다.

엮이지 말고 좀 멀리하라. 그래서 시간을 벌고 좀 나중에, 혹시 다시 보이거나 들리거나 또 입에 올리게 되면 그때는 어쩌면 좀 덜 싫거나 덜 힘이 들지도 모르는 것 아닐까? 그 대상이 변했거나 아니면 내 ‘마음’이 변했거나?

내 삶의 적

당신 삶의 적은 누구인가? 무었이 그대 인생의 주된 적인가?
그뇬, 그넘? 뱃살? 미세먼지? 당신 자신? 아니면 자식이 원수냐?

‘다투는 마음’이 큰 적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나?

표현을 하건 하지 않건 간에, 어떤 대상이나 상대를 향해, 다투는 마음이 일단 생겨나고 나면, 그 결과 혹은 효과는 같다.
설령 당신이 먼저 시작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일단 엮이고 손바닥이 마주쳐 소리가 나면, 누가 먼저 시작했는가는 그 결과에 영향을 끼지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당신에게 더 큰 다툼의 마음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투는 마음이 생겨 나면, 마치 독한 제초제를 뿌린 밭처럼,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말라 죽는다. 사랑과 존경이, 화목과 평화가, 그 빛나던 지성과 존엄성이, 그리고 몸이. 그 대상 혹은 상대의 밭에서도 말라 죽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가장 소중한 당신, 그대 자신의 밭에서도 말라 죽는다. 상대에게서도 잃고 자신에게서도 잃으니 이중으로 크게 많이 잃는다.

‘다투는 마음’은 인간의 불행이 싹트고 자라 열매 맺는 최고 최대의 토양이다.

인간에게 가능한 ‘마음’ 중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발달된 것은 무었일까?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그것은 무었일까?
측은히 여기는 마음 혹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
측은히 여기는 마음과 공존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은? 몰론 다투는 마음이겠지. 다툼은 본능에서 비록된 면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강요되어 점차 개인의 습관 혹은 삶의 방식이 되어버린 면도 많다.


다투지 말게 그 누구하고도.
자신과 다투지 말고,
한 솥밥 먹는 사랑하는 이들과 다투지 말고,
인연이 되어 오고가는 사람들과 다투지 말고,
말 못하는 미물이나 자연과도 다투지 말게.
왜냐하면 그 다툼의 가장 큰 피해자가 당신 자신이기 때문일세.

먼저 당신의 삶이 다툼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채야 하네.
오늘 하루를 당신이 그 다투는 마음, 화난 마음, 언짢은 마음, 섭섭한 마음에 매몰되어 눈뜬 장님으로 보내고 나면, 그것이 오늘로 끝나고 내일이면 청명한 새날이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닐세.
당신이 허락했거나 혹은 아무 생각없이 보냈던 이 오늘의 결과로,
내일 당신은 더 쉽게 다투게 되고, 더 크게 화내게 되고, 더 사소한 일에 언짢게 되고, 더 자주 섭섭한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이네.

당신의 소중한 인생을, 이 나쁜 적이 망치는 것을, 술취해서 혹은 징징 짜면서 보고만 있을 것인가?
누가 한 푼이라도 당신 지갑에서 빼았아 가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막을 당신이, 이 큰 도둑을, 이 어마어마한 적을 왜 넋놓고 바라 보고만 있는가?
손에 잡히는데로, 몽둥이가 없으면 하다못해 젓가락을 들고서라도, 무슨짓을 하던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묻지 마시게, 어떻게 하면 되냐고.
그 해답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고,
바로 그 찾는 과정이 해답일세.
물어서 알아내고 또 대답해서 알려줄 그 무었은 없네.

인생에 참으로 중요한 것들 중에서 획득해서 소유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네.
인생에 참으로 중요한 것들을 깨달아 오늘 하루를 그렇게 한 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것. 나자빠지고 엎어지고 넘어져도, 삶의 본질을 꽤뚫어 보고 깊이 이해하여, 다시 털고 일어나서 또 해보는 것. 이것 이상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또 그 너머에 무슨 장미빛 행복이 감추어져 있지도 않네.

그대와 나의 행복을 기원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