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쓰는 법1

당신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사라.

닭장 속에서, 어떻게 하면 옆에 있는 닭들에게 덜 쪼이고 또 한 번이라도 더 쪼아댈 수 있을지 그런 것들 돈으로 사는 대신에. 닭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서로 쪼아대고 못살게 하는 프로그램을 대가리에 입력해 가지고 난 것은 아니지 싶은데,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이지.

양떼들을 보면, 서로 멀찌기 떨어져서 그저 제 원하는데로 먹고 누웠고 하더라. 그렇게 살면 왜 서로 털을 뽑고 치고 박고 하겠나. 양들이 똑똑하고 천성이 순해서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이지.

꿩도 먹고 알도 먹고,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되야 하고. 그런 것은 거의 없지 않나? 욕심을 부리면서도 세상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산다고만 하니, 오도가도 못하고 옴짝달싹 못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실제로는 가진 것도 능력도 엄청 많은데도 불구하고.

하루에 잠시라도 닭장에서 벗어 날 기회를 사라. 일년에 몇 주라도 주변에 닭들이 와글거리는 환경에서 빠져 나와 ‘혼닭’ 할 수 있는 환경을 사라. 그러다 보면 ‘그닭’ 변한다. 차차 더 나은 ‘닭선택’을 하지 싶은데 🙂

낮에는 미치고 밤에는 되돌아 보고

미치지 않고서는 이루기 어렵다. 미치지 않고서는 도달하기 어렵다. 그러니 적당한 대상을 찾고 적절한 목표를 향해 미쳐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낮에는.

하지만 밤이 오면, 내가 미쳐 있었던 그 낮시간을 되돌아 보는 것이 좋다. 나홀로. 이 시간에도 취해 있거나 (그 대상이 무었이건), 혹은 아직도 어울려 떠들썩하다면, 삶이 좋지 않은 쪽으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밤낮으로 미쳐 있어도 좋지 않고, 밤낮으로 되돌아 보기만 하여도 또한 좋지 않다. 전자는 쉬지 않고 매운 음식을 잔뜩 퍼먹어 늘 배 아픈 꼴이요, 후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면서 메뉴만 죽어라 바라 보며 굶주려 있는 꼴이라 비유할 수 있다. 잘 살고 잘 죽는 것, 둘 다 어려워진다.

미친 대상이나 미쳐 이룬 목표는, 떠가는 구름과 같고 오가는 파도와 같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우리의 현실이 오직 그 위에서만 가능하기에, 사람구실 하며 살려면, 구름을 쫓고 파도를 움켜 쥐려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애쓰며 살아야 한다.

그렇지만 자주 보고 또 똑똑히 아는 것이 좋다.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인간이 이름을 붙이고 가치를 매긴 그 어떤 것들도, 크고 길게 보면 헛된 것이 아닌 것이 없다. 내가 지금 온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나의 생로병사 이외에는, 어떤 이상도 가치도 의미도 믿음도, 그 본질은 구름과 같고 파도와 같다.

사랑하는 이의 겨울과 밤을 지켜보며, 내 인생의 사계절 그리고 내 삶의 낮과 밤을 생각한다.

6언더파

지난 한 두해 중단 했었던 골프를 최근에 다시 시작하였다. 새로 가입한 클럽에서 주선해 준 회원들과 주말에 한 라운드를 함께 했다. 간략히 나를 소개하고 싸구려 중고공을 많이 가지고 왔으니 폐를 끼치지 않겠노라 좋게 부탁 말을 하였다.

그저 평범한 라운드였다. 각자의 능력대로 각자의 골프를 치며 모였다 흩어졌다를 18번 반복하였다. 별로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라운드였다. 그리고 아무도 특별하게 생기지도 또 행동하지도 않았다. 배가 조금 나온 중년 남자들 그리고 중년 여자 한명. 그들은 친절하게 남은 거리를 내게 알려주며, 어쩌다 가뭄에 콩나듯 괜찮은 샷이 나오면 ‘굳샷’이라고 외치며 나를 격려해 주었다. 나는 이리뛰고 저리뛰며 힘들었지만 라운드를 마치고 경치 좋은 곳에 앉아 음료수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기분이 좋더라.

몇 년 전에 인터넷에서 활동 하던 ‘마이클’이라는 필명의 골퍼가 있었다. 마음골프 김헌선생에 버금갈 만큼 좋은 글을 쓰고 또 내게도 도움이 된 많은 골프 팁을 나누어 준 고마운 분이다. 이 재미교포 분의 글 중에서 ‘내가 이븐을 치던 날’ 이라는 글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얼마나 처절(?) 했던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잘 기억할 뿐만 아니라 또한 골프의 공포를 내게 선명하게 부각 시켜준 흥미로운 글이었다. 아마추어가 이븐파를 한 번이라도 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 줄 나는 그때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수 년에 걸친 그의 처철했던 노력을 읽고나서.

음료수를 마시며 내가 묻는다. 오늘 스코어가 어땟어요? 아! 오늘 6언더파 66을 쳤어요. 좋은 라운드였네요. 그래요… 그것뿐이었다. 이상한 골프장이었나? 한 두해 전에 아시아퍼시픽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쉽이 열렸던 코스다.

이렇게 골프를 치는 사람들도 있더라. 아무것도 심각해 보이지 않았고 특별한 것도 없었다. 그들 스스로도 또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해탈이란 어쩌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붓다께서도 말씀하셨다. ‘너무 (해탈에) 광분하지 마라’ 🙂


한 파트너가 6언더파를 칠때 또 다른 파트너는 1언더파를 쳤다. 한 사람은 공무원 다른 사람은 전산직에 종사한다고 했다. 1언더파 친 사람의 부인은 핸디가 3이라는데 그녀도 풀타임으로 일을 한다고 했다. 그날 따라 나처럼 이리저리 헤매면서 뒤땅에 뱀샷을 날려 대길래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내심 흐뭇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80대 초반의 스코어를 기록했더라…

어떤 사람에게 쓰레기통에 바로 넣고 싶은 스코어카드가,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나도 한번이라도 해봤으면 꿈꾸는 스코어카드일 수도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며, 또한 (최고 수준의 아마추어 골퍼들인) 이사람들이 자기 스스로 느끼는 불만족과 괴로움은, 백돌이인 내가 경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동네 목욕탕 포스터?

세상의 모든 동식물들이, 번식이라는 가장 중요한 의무를 다하고 나면, 그 남은 시간은 ‘덤’으로 (가외로, 공짜로) 사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 하더라. 내 생각에 이것 참 중요한 이야기 같은데…
오직 우리 인간이라는 종만이, 이 ‘덤’의 의미가 무었인지 모르거나 혹은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며 ‘덤’ (dumb) 하게 산다 싶다.

국내 대표적인 인권학자요(?) 잘 알려진 한 사회단체의 회장이라는 어떤 ‘덤’이, 여자 세명이 모인 것을 두글자로 육젖이라고, 맨정신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짖은 것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것을 본다. 옛날에는 치약이 알루미늄이나 무슨 금속 재질의 용기에 들어 있었는데, 중간을 구부려서 오래 짜서 쓰다보면 찢어져서 내용물이 새 나왔다. 이 ‘덤’의 대가리에 ‘정말로’ 무었이 들어 있었던지 세상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된 것이지… 뭐 그리 중요한 일도 놀랄 일도 아니다. 난 개인적으로 이자보다 백배는 더 알려진 성직자 치약통에서 새어 나오는 내용물도 직접 본 적이 있다. 오십보 백보… 그리고 그것도 뭐 중요하겠나. 내 인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딱 한가지,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한참 이성에 이끌려야 할 이삼십대에 칠팔십 영감처럼 이성을 바라본다면 인류는 멸종되고 말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니 정상이 아니다. 반대로 나이가 들면, 몸이 변하고 호르몬이 변하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서, 생각도 마음도 차차 변하는 것이 정상이다. 이성을 대하는 태도를 포함한 삶 전반에 걸쳐. 요새 스스로 도가 텃다고 생각했었다면 미안쏘리 착각이었어요~~~

이렇게 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연의 섭리를 모르거나 혹은 거부하면서 오래 티를 내면서 살면, 이렇게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덤하고 험한꼴이 나는 것이다. 나는 이 나이가 되니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원치 않아도, 매일 내 몸을 통해서) 깨닫게 되더만, 도대체 이 넘들은 무었을 먹고 무슨 짓을 하길래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가? 어쩌면 거스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아무런 능력이 없는데도(?) 다만 지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마땅히 가야할 길과 때를 알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면 ‘도인’이 되는 것이다. ‘길을 사는 사람’ 혹은 ‘자연의 섭리를 알고 받아들여 그에 맞추어 사는 사람’. 구름을 타는 사람이 아니고… 그것 타서 뭐하게 바람도 차고 안전벨트도 없던데?

나이가 들면 몸도 정신도 기능이 떨어진다. 한 동안은 그래도 이것들에 매달리고 발버둥도 치며 사는 것이 보통이겠지만, 이제부터는 좀 마음도 갈고 닦는 것이 또한 자연의 순리가 아닐까? 몸과 정신 기능에 도움도 되고 또 이런 덤한꼴 험한꼴 만들지 않고 살게 도와주기도 하고.

싱글 핸디캡 골퍼

어제 처음 배운 사람이 오늘 배우는 사람을 가르치려 드는 운동이 골프라는 말이 있다. 많은 골퍼들이, 이 골프라는 운동이 우리 인생과 무척 닮았다고 한다. 그리고 골프하는 것 보면 그 사람을 알 수도 있다고 한다. 또 프로들에게는 가혹하고 아마추어들에게는 쉬운 운동이 골프라고도 하더라.

하다 말다하며 골프를 친지도 이제 햇수로 5년이 넘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소위말하는 싱글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고 또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맛이나 보고는 아직도 이리저리 헤메고 다닐 시간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그와 함께 100라운드 이상을 쳤다. 그는 이학박사학위를 가진 머리에 골프장을 수년간 직접 운영할 만큼 골프를 사랑하고 수차례의 클럽챔피언은 물론이고 지역골프협회 매니져를 한때 지내기도 했던, 스크레치골퍼에 가까운 사람이다. 몸도 좋아서 젊은 시절에는 그야말로 장타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굿샷’ 이외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으니 본 것 이외에 따로 들은 것은 없다. 하지만 오래 전에 이사람이 이븐파를 치는 것을 목격하고서는 그때 남겨 두었던 상세한 기록이 있는데 요새도 어쩌다가 읽어 본다. 기록 맨 뒤에 내가 이렇게 요약해 두었더라. ‘아무것도 특별한 샷이 없었다. 그런 샷을 사용할 필요도 이유도 전혀 없는 평범한 샷들을 라운드 내내 거의 실수 없이 반복하였다.’ 나는 이 사람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평범한 보기플레이어 수준의 골퍼다. 그런데 이제 5년 넘어 한가지 깊이 깨달은 것이 있다. 이분의 말없는 가르침을 통해서.

‘더 많은 이론이나 기술 그리고 더 좋은 장비나 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지금 내 수준만 되어도, 8-9 핸디캡 정도 소위말해 싱글골퍼가 되는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이미 대부분 구사할 수 있고 또 필요한 장비와 몸을 가지고 있다. 몰라서 못하는 것도 아니고 부족해서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 서예가의 어머니가 어둠속에서도 똑같은 모양의 떡을 썰었듯이, 나도 날씨가 마음에 들지 않을때나 심신의 상태가 좋지 않을때 혹은 나무꾼들과 함께 라운드를 할때도, 거의 일정하고 흔들림 적은 샷을 구사하기만 하면 그 정도는 도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 성취하는데 무었이 필요한지는 내가 말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대도 나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한가지 부연 하자면, 더 많은 기술이나 장비를 추구하면, 설령 동시에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이것과는 반대의 길로 가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이 두가지의 상반된 길을 동시에 선택할 수가 없으며 한 가지 선택을 오래 하면 다른 선택을 하기가 훨씬 더 어렵게 되기 때문에…

골프가 우리 인생과 유사한 면이 참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