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핸디캡 골퍼

어제 처음 배운 사람이 오늘 배우는 사람을 가르치려 드는 운동이 골프라는 말이 있다. 많은 골퍼들이, 이 골프라는 운동이 우리 인생과 무척 닮았다고 한다. 그리고 골프하는 것 보면 그 사람을 알 수도 있다고 한다. 또 프로들에게는 가혹하고 아마추어들에게는 쉬운 운동이 골프라고도 하더라.

하다 말다하며 골프를 친지도 이제 햇수로 5년이 넘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소위말하는 싱글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고 또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맛이나 보고는 아직도 이리저리 헤메고 다닐 시간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그와 함께 100라운드 이상을 쳤다. 그는 이학박사학위를 가진 머리에 골프장을 수년간 직접 운영할 만큼 골프를 사랑하고 수차례의 클럽챔피언은 물론이고 지역골프협회 매니져를 한때 지내기도 했던, 스크레치골퍼에 가까운 사람이다. 몸도 좋아서 젊은 시절에는 그야말로 장타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굿샷’ 이외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으니 본 것 이외에 따로 들은 것은 없다. 하지만 오래 전에 이사람이 이븐파를 치는 것을 목격하고서는 그때 남겨 두었던 상세한 기록이 있는데 요새도 어쩌다가 읽어 본다. 기록 맨 뒤에 내가 이렇게 요약해 두었더라. ‘아무것도 특별한 샷이 없었다. 그런 샷을 사용할 필요도 이유도 전혀 없는 평범한 샷들을 라운드 내내 거의 실수 없이 반복하였다.’ 나는 이 사람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평범한 보기플레이어 수준의 골퍼다. 그런데 이제 5년 넘어 한가지 깊이 깨달은 것이 있다. 이분의 말없는 가르침을 통해서.

‘더 많은 이론이나 기술 그리고 더 좋은 장비나 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지금 내 수준만 되어도, 8-9 핸디캡 정도 소위말해 싱글골퍼가 되는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이미 대부분 구사할 수 있고 또 필요한 장비와 몸을 가지고 있다. 몰라서 못하는 것도 아니고 부족해서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 서예가의 어머니가 어둠속에서도 똑같은 모양의 떡을 썰었듯이, 나도 날씨가 마음에 들지 않을때나 심신의 상태가 좋지 않을때 혹은 나무꾼들과 함께 라운드를 할때도, 거의 일정하고 흔들림 적은 샷을 구사하기만 하면 그 정도는 도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 성취하는데 무었이 필요한지는 내가 말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대도 나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한가지 부연 하자면, 더 많은 기술이나 장비를 추구하면, 설령 동시에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이것과는 반대의 길로 가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이 두가지의 상반된 길을 동시에 선택할 수가 없으며 한 가지 선택을 오래 하면 다른 선택을 하기가 훨씬 더 어렵게 되기 때문에…

골프가 우리 인생과 유사한 면이 참 많은 것 같다.

구두를 닦는다.

아내의 구두를 닦는다. 매일 밤 닦는다.

내일 출근 하면서 신을 신발. 돈도 벌어와서 좋지만, 또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행복하게 해주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닐때 신고 있을 그 신발을. 광내는 기준은 그 옛날 군대서 배운대로, 예쁜 여자를 면회소로 안내하면서 군화를 슬쩍 치마 밑에 넣었을때 그것 색깔 구분이 가능해야…

지금 누워 있다는 그자는 사업의 세계에서는 무하마드알리나 황영조였다. 링위에서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존경 드리고 또 드려도 부족할 분이었다. 그리고 원하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구두를 사다가 배우자에게 선물할 능력도 있었고. 하지만 이자는 배우자의 구두를 닦으며 느끼는 그런 행복을 아마 느껴 본적도 또 결코 느껴 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 행복이라고 했다. 구두를 액면 그대로 닦으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자의 지금 상태를 비웃는 것도 아니다.

돈으로 모든 것들을 살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오직 스스로만 할 수 있는, 자기자신을 갈고 닦는 것을 우습게 여기고 사노라면, 삶의 가장 중요한 것들을 점점 잃게 되고 죽기 훨씬 이전에 이미 0점을 기록하게 된다. 보다시피.

그자는 그 천문학적인 돈을 선용해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스승들을 불러들여 돈버는 틈틈히 참된 행복의 비밀을 알아내기 보다는, 여러명의 창녀들을 돈으로 사고 불러들여 배우자 몰래 노욕을 채우는 삶을 선택 했었다. 그런 선택을 하면서 살면, 어떤 돈으로 무슨 짓을 해도 그런 사랑과 존경을 경험할 수가 없게 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을 그 돈으로 속이고 꾸미고 겁박할 수는 있어도 딱 한사람에게는 절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죽었다가 깨어나도 아내의 구두를 닦아 줄 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이러한 가치들과는 정반대 쪽에 설 수 밖에 없게 된다. 그것도 무지 강경한 태도로.

이자보다도 돈이 많은 사람이 세상에 극히 드물지만 있기는 있다. 그들 중 두세명이 말했다. ‘행복과 성공의 가장 중요한 비결은 금슬이라고.’

오늘부터 구두 한번 닦아 보시지. 구두코로 빤스 색깔 구별 못해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니.

선택

삶은 끝없는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하루에도 알게 모르게 수많은 선택을 한다. 어제의 선택이 오늘의 선택을 만들고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선택을 만든다. 그것이 지속된 결과가 나의 모습이며 나의 삶이다.

때로 내게 주어진 것들이 내가 만든 것도 또 내가 원했던 것도 아닐지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선택은 여전히 내 몫이며 그 결과로 내 삶이 변화하게 된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나도 행복을 추구한다. 그래서 선택에 대해서 생각하고 배우고 또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