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의 기록 – 드라이버 장타 (3)

오늘은 세번째로 ‘지나간 삽질의 기록’이다. 그땐 지금보다 더 초보골퍼 그리고 더 어리석은 군상이었기에, 나도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어떤 비법을 찾으려 시도 했었다. 내가 무슨 잭 니클라우스라고,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 아무도 없는 코스에서 미친듯이 안되는 클럽을 가지고 연습을 하기도 했었고, 또 몇주 기간 동안 무슨 밤샘 시험공부를 하듯 온몸이 골병이 들어서 뻣어 일어날수 없을 때까지 미친듯이 연습을 했던 적도 몇차례 있었다. 물론 이 모든 시도들은 나의 KO패로 끝이 났었다 당연하게도. 골프가 그런 만만한 상대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그때 나는 병이 나서 끙끙 앓으면서도 잘 깨닫지 못했었다.

차고에 그물망과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매일 저녁 공을 쳤었다. 때때로 잘못 맞아서 튄 드라이버샷이 그물을 벗어나 아찔하게 차고의 벽과 지붕에 구멍을 냈다. 그리고 그때 이웃들은 밤마다 옆집에서 들리던 따악~ 따악~ 그 소음을 어떻게 군말없이 참아 주었던가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고 고맙다. 보기플레이어 수준인 주제에 드라이버를 멀리 보내기만 하면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되는양 드로샷을 수개월간 연습하였다. 결과적으로 드로샷을 칠 능력이 생겼고, 그런 나의 드로샷들이 한여름의 굳어진 페어웨이와 죽이 맞으면 250미터씩을, 무슨 전진회전 먹인 당구공처럼, 때굴때굴 굴러서 갈때도 자주 있었다. 그대도 알다시피 대다수의 보통수준 골퍼들은 셋업 얼라인먼트의 미숙함으로 목표보다 실제로 훨씬 오른쪽을 겨냥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잘못된 조준이, 공의 5시 지점을 보통 노려서 치는 드로샷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구질) 우연히 어울려 그럭저럭 거리와 방향성을 얻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모래위에 쌓은 성이었으니 이내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훅보다는 슬라이스성 구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골프 코스는 많은 경우 슬라이스에 관대하게 설계되어 있다. 공이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향할때 탈이 덜 나도록 오른쪽에 넉넉한 공간이 있는 경우가 많다. 바꾸어 말하자면, 공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악성 훅 구질이 나기 시작하면 많은 경우 그대로 오비가 나거나 이상하게(?) 왼쪽편에만 주로 있는 하천 절벽 혹은 기타 접근불가능 지역으로 드라이버샷이 영영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확율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조금만 타이밍을 놓치거나 긴장하면 나의 드로샷은 쉽게 악성 훅으로 변질되어 라운드를 망쳐 놓기 시작하였다. 함께 백라운드 이상을 치면서도 ‘굿샷’ 이외에는 결코 어떤 말도 조언도 하지 않았던 그 아들이 딱 한번 안타까운 마음에 ‘드라이버 스윙궤도를 가파르게 만들어서 페이드를 치면 어떨까’ 제안하였다. 탁구로 치자면 우회전 전진샷을 좌회전 컷트샷으로 바꾸는 것이랄까. 연습하여 그렇게 되게 하였다. 원래부터 별 볼일 없던 드라이버샷이었지만 이제 때굴때굴 구르는 것을 거의 안하게 되니, 내가 이런저런 드라이버 클럽으로 온갖 짓을 해보아도 줄어든 거리는 늘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의 몸부림은 서서히 막을 내렸고 또 골프도 내게서 점점 멀어져 갔다. 욕심대로 안되니까 싫어하고 멀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몇해가 훌쩍 지났다.

그저께 턱걸이를 14개 하면서 올해초에 세웠던 내 기록을 하나 늘였다. 집 마당에 설치된 철봉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혹은 무슨 일로라도 마당에 나가기만 하면 매달려서 한번에 5개 정도씩 턱걸이를 해온지가 오래 되었는데, 근래에 와서는 오가면서 한번에 10개씩을 꾸준히 하게 되었다. 일회 20개를 이루고서 향후 20년을 유지하는 것이 내 희망이다. 년전에 내가 드로샷이니 뭐니 지랄을 떨때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던 턱걸이고 또 갯수다. 물론 턱걸이와 더불어 산을 뛰는 하체운동도 해온지가 수년이 되었다. 직장 근처 산을 400회 이상 뛰어 올랐는데 1,000회를 채우는 것이 목표다. 이제 장타에 대한 접근이 조금씩 달라지는 기분이다. 이렇게 근력이 강화되어 건강하고 활기찬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면 그래서 내 삶이 행복하다면 그깟 골프 장타가 뭐 그리 대수란 말인가 하는 건방진(?)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한다.

그 콧대 높고 변심을 밥먹듯이 한다는 골프란 뇬은 어쩌면 똑같이 콧대 높고 건방진(?) 넘에게는 조금 마음을 열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상상을 해본다. 김헌선생이 말했던 ‘독보다 커야 독이 보인다’는 말씀이 어쩌면 이런 뜻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또 다른 골프고수가 말했던 ‘간절히 원하지만 그 마음을 감추고, 그저 좀 비슷하게라도 되면 감사하겠다’ 정도로만 바라라던 그 말도 또 ‘너무 표적을 뚫어지게 보면서 조준하지 말고 좀 주변을 흐릿하게 보면서 조준하는 것이 좋다’던 말도 이제 조금씩 의미를 알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또다른 착각인가?

턱걸이에 필요한 반복된 연습과 결과적으로 변화된 신체는 어떤 묘수나 비법으로도 갈음되어질 수가 없다. 20년을 하고자 하는데. 어떤 다이어트도 신발도 심신이 변화되고 준비되지 않은 당신을 그 산위로 데려다 줄 수가 없다. 1,000번을 오르고자 하는데. 골프가 턱걸이나 달리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차차 체득하고 있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고 시간이 걸리며 그 접근방식을 착각하면 안된다는 것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여자탈의실과 골프이론은 기웃거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훌륭한 말도 최근에 들어서 알게 되었다 🙂

내가 턱걸이를 20개 한들 그리고 그 산을 지금보다 훨씬 빨리 뛰건말건 세상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이 세상 그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내가 속한 클럽에는 소위 말하는 싱글핸디가 회원의 15%다. 발에 채이는 것이 싱글이다. 내가 220미터 드라이버를 치건말건 싱글핸디가 되건말건 세상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 누구도, 하다못해 클럽멤버들조차도 아무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턱걸이를 하고 산을 뛰며 드라이버 장타를 추구한다. 이렇게 사는 것 아닌가 우리?

낙엽은 지는데

마른잎 굴러 바람에 흩날릴때
생각나는 그사람 오늘도 기다리네

왜 이다지 그리워 하면서
왜 이렇게 잊어야 하나요

낙엽이지면 다시 온다던 당신
어이해서 못오나 낙엽은 지는데.

지금도 서로서로 사랑하면서
왜 이렇게 잊어야 하나요

낙엽이지면 다시 온다던 당신
어이해서 못오나 낙엽은 지는데.

백호빈

삽질의 기록 – 드라이버 장타 (2)

‘장타본능에 대한 고찰’이라고 말은 거창하게 시작하지만 별 내용은 없으니 일단 기대수준을 낮추고 읽으시라 🙂

아내의 베스트프랜드가 아내에게 보냈다던 유튜브 영상을 보았는데, 한국이 세계에서 최고인 것들 중에서 어떤 IT기술과 관련된 영상이었다. 실로 놀랍고 훌륭한 기술임에 틀림이 없어 보이지 않는가? 한국인의 기술력과 창작성을, 어떤 해외동포로 보이는 사람이 자랑스럽게 알리는 그런 유튜브인듯 하였다.

난세가 충신을 이야기하게 만들고, 가난이 질서와 자긍심을 내세우게 한다는 것을 멀고 먼 나라에 와서 이 나이가 되어서야 조금씩 깨닫는다. 참으로 가진 사람은 가졌다는 그것으로부터 이미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 과정이나 결과가 어떤 모습이건 어떤 형태이건 간에. 그리고 참으로 가지고 있다는 하나의 중요한 증거는, 다른 사람들이 가졌던 말던 별로 상관하지 않으면서 제 삶을 사는 모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 마저도 꾸며서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또 다른 종류의 가난 말고.

장타본능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게 무슨 상관? 상관 있지. 상관 많지.

왜 장타를 치고 싶어 하는가? 오늘밤에 골프귀신이 나타나서 당신에게, ‘내일부터 250미터 드라이버를 매번 치게 만들어 주겠다. 단 한가지 조건이 있다. 내일부터 당신은 오직 혼자서만 골프를 쳐야하고 또 그 누구에게도 당신이 드라이버를 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그것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라고 한다면 어쩔래?

‘술 담배 멀리하고 운동해라 운동해라’ 아무리 말을 들어도 와닿지 않듯이, ‘장타 치려면 장비나 기술 이전에 장타가 가능한 몸을 만들어라’ 아무리 들었어도 여태껏 와닿지 않았다. 왜? 몸과 마음에 힘이 드니까. 누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막연한 미래의 불확실한 결과를 믿고서, 오늘도 내일도 하기 싫은 턱걸이를 하고 복근을 기르며 산길을 달린단 말인가? 최신 고반발 드라이브를 사면 되지 않을까? 그만큼은 아니라도 클럽 피팅을 하면 드라이버 거리가 늘지 않을까? 어떤 묘수가 없을까? 딱 깨닫는 순간에 드라이버 거리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어떤 비밀이 분명히 있지 않을까? 이렇게 점장이 무당 찾아 다니느라고 돈 쓰고 시간 버리고 결과는 영영 잡히지 않는 무지개?

일전에, 성공적인 중매의 결과로 재혼 20주년을 맞은 친구분들 댁에 저녁 초대 받아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문득, ‘내 생각에는 득도 해탈한 분들이 어쩌면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더 많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분들 중에서 표내지 않고 조용히 잘 살다가 가신분들도 많지 않겠나’ 이런 말을 했었다. 그런분들이 왜 표내지 않고 말하지 않고 조용히 살다가 가셨을까? 오직 짐작할뿐이지만, 그 득도와 해탈의 본질과 결과가 어쩌면 세상사람들의 눈에는 너무나 하찮거나 너무나 덜 극적인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셨거나, 혹은 득도 해탈한 그분들이 ‘밑에서는 그렇게 갈구 했었는데 정작 위에 올라와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 라는 것을 말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말씀하셨던 것은 아니었을까?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 장타를 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말하는 골퍼를 본적이 있나? 아마 없을 것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에서 30만명의 골퍼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 보다 약 5년 더 장수한다고 한다. 특히 골프를 아주 잘치는 소위 싱글핸디캡 골퍼들에게서 더 명백한 관련성을 볼 수 있었다고 🙂

장타만을 추구하면 설령 그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다고 하더라도, 골프에서 행복을 찾거나 골프를 통해서 건강 장수를 얻게 되기는 어렵지 싶다. 차를 더 잘 그리고 더 빨리 몬다고 자신이 잘 모르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행복을 찾고 건강 장수를 추구하는 수단으로 몸을 만들어 장타를 치게 되면 그 장타는 더 오래 곁에 머물 것이다. 아마 원하던 행복도 건강 장수도 그 과정에서 얻을 가능성이 크겠지.

남들이 좋다는 것들.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고 부러워 하는 것들에 너무 목매지 말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었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었인지,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었인지 더 자주 생각하며 추구하는 삶이 진정 부유한 삶이 아닐까? 장차 더 부유하다 덜 부유하다는 생각조차 없어질 그런 삶 말이다. 그런것이 어디 있냐고? 영어 말에 이런 표현이 있다. ‘You don’t know what you don’t know.’ ‘당신이 모르는 것들은 당신이 모른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 정말?

좀 건방진 글로 느껴졌다면 미안하다. 나라고 그대와 뭐가 다르겠나? 다 같은 수준이지 🙂

삽질의 기록 – 드라이버 장타 (1)

앞으로 6번에 걸쳐서 골프 드라이버 장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오늘은 첫번째 ‘장타의 기준’이다.

1. 장타의 기준
2. 장타본능에 대한 고찰
3. 지나간 삽질
4. 인연을 따라 오는 기회
5. 지금의 장타
6. 훗날의 장타

영미 아마추어 드라이버 통계, 한국 아마추어 드라이버 통계, LPGA 프로선수 드라이버 통계 그리고 내가 직접 목격한 드라이버등을 종합하여 아마추어 골퍼 드라이버 장타의 기준을 알아 보고자 한다.

먼저 Carry distance와 Total distance를 구분해 보자. 캐리는 티에서 쳐서 날아간 공이 지면에 최초로 닿는 지점까지의 거리를 말하며, 토탈은 이 지점에서 공이 더 굴러 나아간 거리를 합친, 공이 정지한 장소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비거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사용하는 ‘비’는 비행기라는 단어에도 사용하는 ‘飛’ 한자로써 ‘나른다’는 의미이니 정확히 말하자면 ‘비거리 = 날아간 거리’ 즉 캐리거리에 해당하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토탈거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드라이버 거리를 말할때 캐리와 토탈을 구분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그리고 또한 캐리거리를 골프장에서 측정하는 것이 실제로 쉬운 일이 아니므로, 거의 100% 토탈거리를 의미한다고 본다. 스크린골프의 경우 캐리와 토탈을 별도로 보여주는것 같더라. 토탈거리에 포함되는 런 (run) 혹은 굴러간 거리는, 티샷지점과 페어웨이간의 표고차이, 페어웨이의 상태 (굳기), 공의 회전 (드로와 페이드) 그리고 공의 상승높이 등의 영향을 받겠지만, 일반적으로 캐리거리의 10% 정도의 런이 나는 것으로 (지면에 떨어진 후에 굴러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들어 드라이브샷의 캐리가 200미터라면 토탈은 220미터 내외가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언급할 내용은 티샷 장소와 페어웨이간의 높낮이 (표고) 차이다. 링크스 코스가 많은 영국은 말할 것도 없고 (흔히 바닷가 모래밭을 골프장으로 만들었으니 평지인 경우가 대부분), 골프가 일찌기 발달한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들은 골프장이 평지에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지천에 널린 들판에 잔디를 길러 다듬어 주면 골프장이 되는데 왜 굳이 산을 깍고 흙을 매우면서 난리를 치겠나. 이곳은 열에 아홉은 거의 완전한 평지에 골프장이 있고, 어쩌다 있는 산악지형 골프장들도 몇개의 홀이 표고차이가 좀 있지 골프장 전체가 산악지형으로 대부분의 홀에서 표고 차이가 심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 한국은 골프장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농사를 지을수 없는 경사지 혹은 인위적으로 산을 깍아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 홀에서, 위에 있는 티박스에서 아래에 있는 페어웨이로 공을 날려보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1미터 표고 차이에 약 1미터의 거리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7번 아이언으로 130미터 보내는 골퍼의 경우, 티박스와 그린의 표고차이가 10미터라면 (그린이 10미터 아래에 있는 경우) 그 공은 대략 140미터를 가서 정지하게 된다. 만약에 반대로 그린이 페어웨이보다 10-20미터 위에 있다면? 한국에서는 그런 골프장을 아마도 절대 설계하지 않을 것이다. 손님이 끊어지고 그 골프장은 망할 것이다. 고객들이 딱꼬집어서 (?) 말하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이상한 골프장 혹은 서비스가 나쁜 골프장이라고 말하면서 피하지 않을까 싶다. 일전에 내가 직장동료와 쳤던, 이곳에서는 드문 산악지형의 골프코스에서는 두 세개의 홀에서 그린이 페어웨이보다 10-20미터 위에 위치해 있더라. 파4 파5에서 그린을 공략할때 깃대 끝이 보일랑말랑 하더라. 그것도 참 난감하긴 하더라. 이제 드라이버 거리에 관한 실제 통계들을 보자.

트랙맨이라는 미국의 유명한 골프레이더 (골프스윙 측정기) 제조업체가 있다. 해마다 자사의 레이더로 측정한 미국 PGA와 LPGA 드라이버 거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회사의 데이타는 미국 GOLF.COM처럼 유수의 기관과 웹사이트 등지에서도 자주 인용되고 있으니 신뢰할만한 정보라고 할 수 있겠다. 수천 혹은 수만회의 드라이버 샷을 분석한 결과일 것이다. 이곳에서 보다시피 LPGA선수들의 평균 캐리거리는 (비거리 = 날아간 거리) 218야드, 딱 200미터다. 이들의 평균 토탈거리는 (공이 구르고 나서 정지한 곳까지의 거리) 240-250야드 즉 220미터 전후이다. 현재 LPGA투어에는 전세계에서 시드를 받은 530명의 여성프로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물론 우리에게 알려진 한국선수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 530명중에 한국이나 일본처럼 동양계 선수들이 많을까 아니면 덩치 큰 미국이나 유럽선수들이 많을까? 당연히 유러피언들이 많을 것이다. 유러피언들의 (우리가 소위말하는 ‘서양사람들’) 덩치에 대해서 알고 있나? 미셀위 선수와 강호동씨의 스크린골프샷 이야기를 하면서 더 언급하겠지만 평균적으로 한국인과 서양인은, 권투등 체급 경기로 따지자면 2-3체급 정도 차이가 있다. 2-3 체급이면, 체중으로는 10킬로 내외의 차이 그리고 키로는 10센티 내외의 차이라고 볼수 있는데 어쩌면 이게 실감이 잘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가 킥복싱을 한지가 몇년이 되었다. 곧 트레이너 노릇을 하게 된다더만. 같은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사람들 중에는 무에타이의 본고장 태국에서 온 작고 새까만 진짜 킥복싱선수들도 있지만 (아주 어릴때부터 훈련하여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덩치는 작지만 맞으면 사망이라고 함) 대부분은 이나라 청년들 즉 유러피언 청년들이라고 한다. 내가 말한데로 평균적으로 2-3 체급 정도 위라고 하는데 함께 스파링을 해보면 맞을때의 충격과 강도가 동일체급 사람들과 비교할 수가 없다고 한다. 좀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내장에 지진이 나고 해골과 내용물이 분리된다고 🙂 LPGA평균 드라이버 토탈거리가 240-250야드라면 KLPGA 한국여자 프로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어떨까? 남자 선수들끼리 비교해도 결과는 아마 비슷할 것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전인지 선수. 세계적인 골프 실력은 물론이려니와 체격이 왠만한 남자 못지 않다. 175센티의 키에 몸무게가 70킬로라고 프로필에 나와 있는데 LPGA 드라이버 장타 리스트에 따르면 평균 드라이버 토탈거리가 230야드 내외로 나와 있다. 혹시 브리타니 린시컴이라는 미국여자 프로선수 들어 봤나? 우승도 몇번하고 성격도 좋아서 티비에 골프 해설도 가끔하는, 우리내외도 좋아하는 선수인데 이사람은 알려진 드라이버 장타 여왕이다. 전인지선수보다 40야드 더 멀리 친다고 한다. 키? 체중? 180센티 안팎의 키에 90킬로 육박하는 체중이다. 감이 오나? 여자 프로선수들이 보통 남자 아마추어들이 치는 화이트티에서 경기를 하니 비교 대상으로 적절할 것이다. 평균 한국남자들 특히 그대와 나 같은 중년남자들이, 유러피언 아마추어 남자골퍼들 보다 더 멀리 드라이버를 (평지에서) 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이야기일 것이다. 전인지선수와 브리타니 린시컴선수의 비교처럼.

이 한국 신문에서 언급한 R&A라는 곳은 골프통계로 유명한 영국회사인데 미국골프협회와 협력으로 4만회 이상의 티샷을 분석하여 PGA, LPGA는 물론 PGA 2부투어 (web.com), 일본프로투어, 유러피언프로투어 그리고 아마추어남녀를 망라하는 드라이브 통계를 매년 발표한다. 전체 리포트를 읽어본 결과 발표하는 자료의 신뢰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2019년 초에 발표된 최근 프로골퍼들의 통계를 보자. 최하단 왼쪽에서 4번째가 2018년 LPGA 평균 드리이버 토탈거리이다. 250야드. 바로위에 있는 LET는 Ladies European Tour 선수들의 통계인데 그들의 평균 드라이버 토탈거리는 245야드 내외로 나와 있다.

아마추어 남자들의 기록은? R&A통계에 따르면 평균 드라이버 토탈거리가 215야드로 200미터에 약간 모자라는 거리다. 싱글들, 특히 핸디 6이하의 로우싱글들의 평균 드라이브 토탈거리는 240야드 즉 220미터로 나와 있다. 백돌이라면? 드라이버 토탈거리가 170미터가 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란다.

아마추어 여자들은? 백돌이 걸들의 티샷은 100미터 조금 넘는다고 나와 있다. 골프를 아주 잘치는 로우싱글이 되어도 토탈 드라이버 거리가 180미터 내외라고 한다. 우리나라 여자들보다 2-3 체급이 높은 서양여자들의 통계가 그렇다는 말이다. 내가 나이가 좀 들고 하니 요새는 길을 가다가 덩치 큰 서양 여자나 원주민 여자들을 보면서 ‘만약 저 여자하고 맞짱 뜬다면 상대가 안되겠다’ 상상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아내도 듣고서 공감하더라. 그런 여자들과 붙으면 당신 죽는다더만. 나도 한때는 자존심 있는 숫컷이었건만 🙂 그런 여자들도 포함한 사람들이 치는 드라이버가 아무리 때굴때굴 굴러도 140미터를 못간다는 말이다, 평균이.

이제 미셀위선수와 강호동씨 스크린골프 드라이버 쳤던 이야기. 미셀위 알지? 재미교포 위성미선수. 곧 첫 아기 낳는다더만. 이 멋있는 LPGA 프로골퍼는 키가 183센티에 체중은 70킬로란다. 그 큰 키와 긴 팔로 장타를 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 전직 씨름선수인 강호동씨는, 키는 미셀위와 같은데 체중이 110킬로 정도라고 한다. 미셀이 먼저 270미터 드라이버를 쳤는데 (여성으로 얼마나 멀리치는 것인지 이제는 이해가 되리라) 강호동씨가 280미터를 쳤다고 한다. 이 양반이 그 당시에 무슨 골프 실력이 있었겠나. 그냥 휘두른 것이지. 재차 시도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고. 엄청난 근력과 체중의 차이는 때로는 최고의 기술로도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다. 미셀위가 남자 PGA투어에 참여했다가 컷오프 (예선탈락) 당하는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스크린과 실제 코스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스크린골프에서 장타왕이라는 사람을 골프장에 초대해서 라운드를 하는 것을 유튜브에서 보았는데, 코스에서는 스크린의 60-70% 정도의 (힘과 스피드로) 드라이버 밖에는 치치 못하더라. 실내에서 완벽하고 스트레스 없는 조건에서 죽을 힘으로 때리는 드라이버가 진짜 드라이버 거리는 아니라는 말씀. 권투선수 박종팔씨가 옛날에 미국 가서 세계 챔피언 도전했다가 실패했는데 그때 들었던 이야기가 지금도 기억이 난다. 무슨 링바닥이 그렇게 푹신푹신 한지 균형을 못잡겠고 주변 분위기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고. 스크린골프 장타치던 사람이 골프장의 바람부는 티박스에 서서 푹신푹신 그리고 때로 슬며시 기울어진 지면을 밟고서 오비말뚝을 힐끔거리며 드라이버를 치려고 하는 기분이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제 한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드라이버 토탈거리 측정사례. 한국최고의 골프코치중 한 분일 것으로 여겨지는 김헌선생의 강좌중에 나온 이야기다. 김헌선생은 5천명 이상의 아마추어에게 골프를 지도한,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코칭기록과 경험을 가진분으로 나도 이분의 좋은 책들과 인간적인 글들 그리고 유익한 동영상의 큰 팬이다. 이분 말씀이, 영종도 골프장 (내가 쳐보지는 못했지만 평지일 것으로 짐작) 특정 홀에 카매라를 설치하여 페어웨이에 안착한 드라이버샷의 토탈거리를 4천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측정했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개인이 10번 중에 8번 장타치고 2번 오비내면서 (거리가 0으로 계산되니) 평균 거리 왕창 까먹는 그런 계산 방식이 아니고, 오직 페어웨이에 떨어져서 정지한 드라이버 샷의 토탈거리들 만을 측정하여 평균낸 것이라고 한다. 결과는? 평균 205야드 즉 190미터가 조금 못미치는 거리였다고 한다. 위에서 말했던, 우리보다 2-3체급 더 나갈 것이라는 영미 아마추어들의 평균 드라이브 토탈거리인 215야드보다 10야드 정도 덜 나간 거리이니 얼추 앞뒤가 맞지 않은가 싶다.

내가 본 드라이버샷들 이야기. 옛날에 나와 100라운드 이상을 주말마다 함께 쳤던 부자가 (아버지와 아들) 있었다. 아버지는 나이가 70내외로 서양사람으로는 평균보다 약간 큰 정도 그리고 아들은 40전후의 나이였는데 180센티의 키에 체중은 딱 100킬로인 균형잡힌 체구였다. 아버지와 아들의 핸디를 합쳐서 5가 넘는 경우가 드물었다. 평생 골프를 쳐온 아버지의 드라이브는 당연히 무척 정확하였다. 거리는 토탈로 200미터 전후. 이런 드라이브로도 함께 했던 100라운드 중에서 80대를 치는 경우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들은 평균 250미터는 보통 보내는데 뒷바람이 불때 친 잘맞은 드라이브의 경우 300미터에 근접한 경우도 가끔 있었다. 우리가 함께 쳤던 골프장은 완전 평지였다. 아들은 골프세트를 등에 매고 다녔는데 아빠가 자기가 17살이 되던 생일에 선물한 것이라고 하였다. 20년 이상된 채로 250-300미터 날린다는 말이다.

세상에서 1번 아이언은 아놀드파머와 골프의 신만 칠수 있다는 말을 혹시 들어 보았나? 이 아들이 1번 아이언 치는 것을 나는 여러차례 목격하였다. 한번 잡아 보았는데 길이도 무척 길지만 클럽 페이스가 거의 수직으로 서있었다. 이것으로 쳐서 공을 띄우고 또 그린에서 멈추게 하려면 스윙기술도 좋아야 하지만 스윙스피드가 상당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더라. 나는 이 세상에 1번 아이언을 치는 자가 최소한 3명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사모아 알지? 사모아 사람들 크다. 여자도 내 체중 2배 되는 사람들 많다. 직장 동료중에 사모아 사람이 있는데 골프를 좋아해서 함께 여러차례 라운드를 했었다. 이사람은 키는 대략 나와 비슷한데 체중은 아마 100킬로 이상 쉽게 나가는 빵빵이 아저씨였다. 팔로만 골프채를 휘두르는데 강호동처럼 드라이버 장타가 자주 나왔었다. 물론 오비나 터무니 없는 샷도 많았고. 폼? 그런것 없고. 체중이동? 그것도 없고. 피니쉬? 물론 없다. 팔힘으로 줘패서 250미터 날린다.

이전에 있던 골프클럽에, 한쪽 다리를 젊은 시절 오토바이 사고로 잃어 의족을 한 사람이 있었는데 몇차례 라운드를 하였다. 세계장애인골프대회에 이 나라를 대표하여 나갔었다고 하였다. 나보다 훨씬 더 멀리 드라이버를 날리는데 이사람이 치는 것을 보면, 있는 힘을 다해서 사정없이 때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핸디가 7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물론 스윙도 좋고 기술도 좋아 보였다. 드라이브를 있는 힘을 다해서 때리고는 (다리가 불편해서) 피니쉬에서 균형을 좀 잃곤 하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그대도 나도 이 사람처럼 정말 있는 힘을 다해서 드라이버를 쳐야한다. 그 심오한(?) 이유는 차차 밝히겠다.

결론이 뭐냐? 이런 여러가지 통계와 사실과 조건들을 분석한 결과로 나온, 내가 생각하는 한국 (중년) 남자 골퍼의 드라이버 장타란 과연 무었인가? 캐리 200미터 토탈 220미터, 즉 240야드 토탈거리의 드라이버를 나는 장타라고 말하겠다. 어쩌다 한 두번 내리막에서 뒷바람에 치는 것 말고, 평지에서 세 번 치면 두 번은 이런 거리의 드라이버가 페어웨이 부근에 안착할때 나는 그를 드라이버 장타를 치는 골퍼라고 부르겠다.

라팔로마

고교시절, 일주일에 한번 있었던 음악시간을 늘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유명 음대에서 플룻을 전공하셨다던 그 멋쟁이 중년신사 음악선생님은 대입이니 시험이니 찌든 제자들에게 일주일에 한 시간이나마 노래와 음악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려고 노력하셨던 좋은 선생님이셨다.

시험은 실기로 🙂 한번은 우리반 친구들이 한 사람씩 차례로 일어나서 ‘라팔로마’ 노래를 불렀다. 웃고 떠들며 노래부르고 또 서로를 놀리던 그 실기시험 시간을 지금도 기억한다.

한 뚱뚱이 급우가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때…’ 가사 대신에 ‘배를 사고 아바나를…’ 하고 불렀다고 놀려댔었는데, 지금도 이 노래를 들을때면 그때 그 기억이 나고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모두들 어떻게 살고 있으려나. 아바나를 떠나서 지금은 어디서 무었을 하며 살고 있을까… 들어보고 싶지? 한번 싫컷 들어보자.

맨 처음은, 프랑스 가수 미레이유 마띠유가 독일어로 부른다. 그녀는 1,200여 곡의 노래를 11개의 언어로 불러 1억 5천만장의 앨범을 전세계에 판 가수다.

두번째는, 역시 미레이유 마띠유가 모국어인 프랑스어로 부른다.

세번째는, 우리의 조수미씨가 오리지날 스페인어로 부른다. 노래가 끝나도 박수가 그치지를 않는다.

네번째는, 그 인간 말종이 부르는데, 가수로서는 나도 박수를 치고 존경을 표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