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슬러와 재키

‘허슬러’라는 미국의 유명 퇴폐잡지 창간인 ‘래리 플린트’가 며칠 전에 늙어 죽었다. ‘플레이보이’라는 더 유명한(?) 퇴폐잡지의 창간인도 연전에 늙어 죽었다.

인생무상 아닌가? 그 잡지를 그리고 그 맨션을 가득 채우는 뇬들은 그대로인데 (이름만 다르지 거의 무한대로 돌고 도는데), 그 잡지 그 맨션의 주인은 시들어 가는 좌쥐를 괴로워하다가(?) 결국은 그것과 함께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 말이다 🙂

레리 플린트의 듣보잡 퇴폐잡지가 성공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어떤 파파라치 넘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오나시스가 나체로 일광욕하는 사진을 여러장 찍은 것을 거금을 주고 사다가 자기 잡지에 대대적으로 실어 완전히 대박을 쳤기 때문이란다. 이 여자의 성이 바뀐 이유는, 남편이 암살 당한 후에 돈 많은 그리스 늙은이와 재혼했기 때문인데, 남편이 암살당하는 순간 이 여자가 외친 ‘Oh no!’라는 비명을, 이 여자가 돈에 팔려 갈때 미국인들이 ‘Oh no!’라면서 다시 질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거의 50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지만, 요샌 하도 세상이 좋아서(?) 인터넷으로 그 사진들을 누구나 볼 수가 있다. 나도 봤다 🙂 무었이 보이던가? 사람들이 환상으로 만들어낸 ‘재키’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그 유명한 여자의 적나라한 모습이, 먹고 싸고 아프다가 늙어 사라지는 인간 삶의 감출 수 없는 진실이 그녀의 나체보다도 내게는 더 선명하게 보이더라. 그야말로 ‘(전에도) 아무것도 없었고 또 (후에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우리 인간 존재의 실상이 잠시나마 보이더라. 탱큐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대도 나도 속으면서 산다. 허상에 속고 만들어낸 이미지를 진짜인줄 착각하고 또 그것들을 믿고 퍼트리고 때로 강화하기도 하면서…

하지만, 세상이 오직 보이는 그것뿐 인줄만 알고 사는 것과, 비록 내가 속고 휘둘리며 살긴 하지만 보이는 수많은 것들은 허상이고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만들어낸 이미지며, 그 뒤에는 죽은 재키가 50년 전에 남긴 (이제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어떤 의미도 없는) 나체사진과 같은 진실이, 그저 왔다가는 인간 존재의 진면목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서 사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싶다.

뭐가 어떻게 다른가 그대가 따져 물으면 딱히 대답을 할 능력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