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슨과 투이2

원래 이야기로 되돌아 옵니다. 이곳은 전세제도가 없는데요, 매 2주마다 내는 집세가 상당히 비쌉니다 (수입대비). 겨울동안 일거리가 많이 없었겠지요. 또 새로운 도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했을 겁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한동안 일을 가지 않았어요. 트럭이 며칠씩 그냥 주차되어 있던것을 보았거든요. 우리 내외는 좀 염려가 되었어요. 하루벌어 하루사는데 어떻게 하려나… 한 이주쯤 전에 우연히 마주쳤을때 타이슨이 내게 말했어요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이사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 하겠어요.’ 나는 기대하지 않았던 갑작스러운 말에, 그리고 좋은 일이 아님을 직감했기 때문에, 무어라 대답을 할지 몰라서 다만 잘 알았다고만 말했어요.

그날 저녁 아내와 식사를 하면서 타이슨과 투이 이야기를 좀 더 나누었어요. 나도 아내도 그 남자와 여자에게 앞으로 펼져질 삶을 짐작할 수 있어요. 우리는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오고가면서 오래 살았어요. 그래서 이 정도는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아내가 말합니다. 투이는 자신이 원하는데로 대학에서 심리학공부를 마치고 제대로된 직업을 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녀는 여태껏 우리가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서) 보았던 것처럼 그저 등뜨시고 배부르게 하루하루 사는 쪽으로 삶이 향하게 될 것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이곳에서도 부부중 한명만 벌어서는 그저 현상유지만 하기도 급급한 실정입니다. 이 부부는 집세를 내고나면 아무것도 저축 할 수 없고 그저 사람도 트럭도 아이도 별 탈이 없기만을 바라는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체인을 벗어나 굴레를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아내도 이빨을 악물고 공부를 해서 직업을 찾아도 될까말까한 그런 상황입니다. 남자는 아마도 그들의 문화와 부모의 영향으로 공부를 잘 하지는 못했던 사람일꺼예요. 좋은 성품과 정말 근면한 태도를 타고 났지만, 이 나라에서 오직 그것을 바탕으로 노동만을 팔아서는 가족 모두가 살기에 너무 힘이 듭니다. 앞으로도 달라질 가능성이 적습니다. 안타깝네요. 대학이 아니었더라도 배관이나 다른 어떤 기술을 배웠었어도 이나라에서는 자기 하기에 따라서 잘 살수 있습니다. 아무도 무시하거나 차별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그런 코스를 다시 시작할 여력이 없어 보여요. 이미 아기도 태어났습니다. 아! 가족들이 좀 도와주면 좋을텐데요. 아기를 좀 돌봐주면서 아기 엄마가 대학을 가게 도와주고, 좀 얹혀살게 해주면서 남자가 기술을 배울 기회가 있다면 이 부부는 일어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변에 이런 상황을 알고 먼저 도움을 줄 가족도 없고 또 자신들도 이런 상황을 잘 자각하고 못하고 있지 싶어요. 그래서 변화와 발전이 어려운 것입니다. 어떤 외부적인 도움을 작은 자본삼아 상당한 고통과 희생을 기꺼이 감당하는 수년의 과정이 없이는 어떤 의미있는 변화나 발전도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아내와 나는 다만 이 커플이 잘 살기만을 마음으로 기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설령 내가 안타까운 마음에 말을 하고 싶어도 이런 조언을 이 나라에서는 결코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말을 한다고 무언가가 저절로 변화되는 것도 아니겠지요. 오직 스스로 느끼고 깨닫고 또 열망해야 하겠지요. 남자는 머리가 있어요. 정직한 노력이 허무하게 자꾸만 끝이 나고, 자신도 모르는 과거의 카르마에 휘둘리며 살다가 크게 절망에 빠지면, 그는 좋지 않을 길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지 싶습니다. 안타깝군요.

이제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해야겠군요.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와 나는, 어쩌면 타이슨과 투이처럼 생계를 걱정할 입장은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공통점이 있지 않나요? 지난 시절, 선대들이 그리고 자신이 멋모르고 했던 일들의 결과로 오늘날 내 삶을 짓누르게 된 카르마, 그리고 하루하루의 삶에서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괴로워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나요? 나와 아내가, 타이슨과 투이 커플을 보면서 깨닫은 것을 내 자신의 카르마를 줄여 자유를 증득하고 또 나의 괴로움을 몰아내어 내 처지에 맞는 행복을 찾는데에 적용할 수 있기를 나는 바랍니다. 내가 타이슨과 투이의 좋은 면과 강점을 보고 또 인정하듯이, 내 자신의 좋은 면과 강점을 알고 좋아하고 또 인정해 주렵니다.

타이슨과 투이는 떠났지만, 아직도 물청소로 깨끗한 드라이브웨이를 지나면서 그들을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그들의 안녕과 성공을 기원합니다. 행복하시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