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과 청소부 그리고 담마

이 사진이 뭐냐고? 오늘 아침 출근 시간에 식물원을 지나서 걸어 오면서 찍은 사진이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좀 어두운데 그 길이 내가 식물원 안에서 (매우 큽니다) 특히 좋아하는 길 중의 하나다. 한 겨울에 때 이른 목련이 활짝 피어 있다. 참 흰 차가 보이나? 오늘 하려는 이야기와 관련이 있으니 기억하세요.

내가 이곳에 와서 처음 직장을 다니던 시절 나는 어떤 이유로, 밤 늦게 그리고 주말에 자주 회사에 남아서 일을 했었다. 그러면 늦은 시간에 사무실 청소하는 사람들, 주로 어떤 가족들이 (부부 그리고 때로는 어린 아이들도 함께) 사무실을 열고 들어와 청소를 하는데, 내가 뒤돌아 보면서 인사를 하고 또 내 쓰레기통을 직접 큰 봉투에 쏟아 부어 주면서 서로 좋게 대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 사람들은 화목하고 좋은 가족이었지 싶다. 그리고 아마 낮에는 어떤 장사를 하거나 다른 직업이 있었지 싶다. 커가는 자녀들 때문에 혹은 또 어떤 이유에서건 그들은 좀 더 수입이 필요해서 그렇게 밤에, 소위 알바를 뛰었던 것이다. 그때 내가 가끔 창밖을 내다보면 그들이 타고와 주차해 두었던 왜건 승용차가 눈에 띄었는데, 지금 기억에 아마 내가 몰던 차보다 더 좋은 차가 아니었던가 싶다 🙂

왜 승용차 몰고와서 밤에 청소하던 사람들 이야기를 수십년이 지난 지금 하는가 하면, 그 당시에 내 기준으로는 (그 당시 한국사람의 기준) 청소부가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상황이 좀 당황스러웠던지 아니면 좀 본능적인 레벨에서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 사진에 등장하는 그 흰차도 사실은 왼쪽 큰 목련 나무 부근에 있는 공공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몰고 온 차거든. 걸어 다니리오? 하지만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자가용 몰고 다니는 청소부’라는 어떤 생각 혹은 개념은 내게 이런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소위 ‘undo’ (풀어서 되돌림) 하는 것이 어쩌면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이오. 그것들이 잘 이루어진 상태를 열반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쉽지 않겠지? 그래서 그런지 내가 아는 많은 고승들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단지 지금 당신에게 일어나는 것을 (그 전체 이야기를)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크고 좋은 변화를 가져 올 수가 있다’고. 내가 지금 그 전체 이야기를, 오늘 아침에 내게 일어났던, 그 이야기를 이렇게 자각하고 또 그대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담마’가 무었이라고 했던지 기억나나? The way it is. 청소부가 ‘지금 이곳에서’ 자가용 모는 것도 the way it is. 그리고 내가 아침에 보였던 반응과 그 반응을 자각하는 ‘지금의 나’ 또한 the way it is. 하지만 내가 그 다음에 죽 걸어서 출근 했던 방향이 동쪽이었던지는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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