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영화 Lykke-Per, 세번째 이야기

먼저, 영화 후반부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중요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것 같아서요. 페르는 결국은 자신의 카르마로 말미암아 (상세한 내용은 다음편에) 그 큰 행운을 모두 잃고서 아무런 행복도 찾지 못하고 고향 시골마을로 거의 폐인이 되어서 되돌아 옵니다. 부모님도 모두 돌아 가셨어요. 하나 있는 형과는 지난 충돌속에 원수지간이 되었습니다.

좀 떨어진 마을에 어떤 성직자 가족이 있는데요. 순박한 시골처녀 딸이 있어요. 그녀는 페르가 누군지 어떤 화려한 과거가 있는지 들어서 알고 있어요. 자신에게는 언감생심이기도 하고 또 무언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해요. 하지만 절망에 빠진 페르를 동정하기도 하고 또 페르의 적극적인 구애에 결국은 마음을 주고 결혼을 합니다. 순박하지만 들꽃처럼 아름답고 건강한 부인입니다. 아름다운 딸들과 사랑스러운 아들이 생기고, 가난하지만 함께 오손도손 살아요. 부인이 생활력이 강합니다.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인데요. 개미 부인과 베짱이 남편 🙂


페르는 아이들이 차차 자라남에 따라, 자신의 아들을, 자기의 돌아가신 아버지가 어린시절 자신을 대하던 바로 그런 식으로 대하는 자신을 점점 발견하게 되요. 아! 슬프고도 힘든 카르마입니다. 페르는 마음이 아프지만 동시에 어떻게 달리 해보지도 못하는 자신을 안타까워 합니다. 한번은 어린 아들이, 아빠가 만든 풍차 모형을 (엔지니어링 모델입니다. 장난감이 아니고) 좀 심하게 돌리며 가지고 놀다가 그만 부수고 말았어요. 페르는, 흡사 자신에게 싫은 것을 오랫동안 늘 강요했었고 또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던 자신에게 빰을 때렸던 그의 아버지처럼, 아이에게 엄청나게 화를 내며 폭발합니다.

어쨋던 아이 엄마, 그 순박하지만 아름다운 심성의 부인이 아이를 달래서 아빠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하게 합니다. 엄마가 조언한데로, 아이는 작은 나무가지등으로 나름대로 힘껏, 부서진 ‘아빠의 풍차’를 대체할 ‘아가의 풍차’를 만들어 아빠의 서재에 들고 갑니다. 페르는 그 아가의 풍차를 보는 순간, 모든 의미와 상황을 깨닫고서 아이를 안으며 마음속으로 크게 슬퍼 합니다.

얼마 지나서 어린 아들의 생일날이 왔어요. 마을 사람들을 초대하여 가족 모두가 케잌도 먹으며 파티를 합니다. 페르는 이때 불현듯 자리를 뜹니다. 일전에 아내에게 말했었어요. ‘당신과 아이들은, 내 카르마를 따라서 나와 함께 침몰하면 안된다’고. 페르는 깨달은 것 같아요. ‘아! 사랑하는 아들과 딸 그리고 아내를 위해서 이제 내가 떠날때가 왔구나’ 말이예요.

떠나기 전에 페르는 아버지 묘지를 찾아갑니다. ‘아버지 이것이 당신이 원했던 것인가요? 이제 속이 시원하세요…’ 하면서 마음속으로 오열합니다. 나도 참 슬펏어요. 나도 애비고, 나도 아버지가 있었고, 우리 모두 인간적인 한계와 카르마를 지닌 평범한 사람들이니, 나 역시 이런 잘못과 카르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어요.

문득 ‘아빠가 잊었다’라는 글이 기억이 났어요 (아래에, 원문과 내가 그 의미를 전달하려고 나름대로 의역한 것이 있어요). 나는 영화를 보고 나서 아이에게 편지를 썻어요. 지난 시절 아이에게 내가 저질렀던 잘못과 어리석음에 다시 한번 용서를 구했어요. 그리고 아내에게는, 그대의 사랑으로 우리 두 사람의 인생이 달라졌다며 감사했어요.


FATHER FORGETS  by W. Livingston Larned

Listen, son: I am saying this as you lie asleep, one little paw crumpled under your cheek and the blond curls stickily wet on your damp forehead. I have stolen into your room alone. Just a few minutes ago, as I sat reading my paper in the library, a stifling wave of remorse swept over me.
Guiltily I came to your bedside. There are the things I was thinking, son: I had been cross to you. I scolded you as you were dressing for school because you gave your face merely a dab with a towel. I took you to task for not cleaning your shoes. I called out angrily when you threw some of your things on the floor. At breakfast I found fault, too. You spilled things. You gulped down your food. You put your elbows on the table. You spread butter too thick on your bread. And as you started off to play and I made for my train, you turned and waved a hand and called, ‘Goodbye, Daddy!’ and I frowned, and said in reply, ‘Hold your shoulders back!’ Then it began all over again in the late afternoon. As I came up the road I spied you, down on your knees, playing marbles. There were holes in your stockings. I humiliated you before your boyfriends by marching you ahead of me to the house. Stockings were expensive – and if you had to buy them you would be more careful! Imagine that, son, from a father!
Do you remember, later, when I was reading in the library, how you came in timidly, with a sort of hurt look in your eyes? When I glanced up over my paper, impatient at the interruption, you hesitated at the door. ‘What is it you want?’ I snapped. You said nothing, but ran across in one tempestuous plunge, and threw your arms around my neck and kissed me, and your small arms tightened with an affection that God had set blooming in your heart and which even neglect could not wither. And then you were gone, pattering up the stairs. Well, son, it was shortly afterwards that my paper slipped from my hands and a terrible sickening fear came over me. What has habit been doing to me? The habit of finding fault, of reprimanding – this was my reward to you for being a boy. It was not that I did not love you; it was that I expected too much of youth. I was measuring you by the yardstick of my own years.
And there was so much that was good and fine and true in your character. The little heart of you was as big as the dawn itself over the wide hills. This was shown by your spontaneous impulse to rush in and kiss me good night. Nothing else matters tonight, son. I have come to your bedside in the darkness, and I have knelt there, ashamed! It is a feeble atonement; I know you would not understand these things if I told them to you during your waking hours.
But tomorrow I will be a real daddy! I will chum with you, and suffer when you suffer, and laugh when you laugh. I will bite my tongue when impatient words come. I will keep saying as if it were a ritual: ‘He is nothing but a boy – a little boy!’ I am afraid I have visualized you as a man. Yet as I see you now, son, crumpled and weary in your cot, I see that you are still a baby. Yesterday you were in your mother’s arms, your head on her shoulder. I have asked too much, too much.

아빠가 잊었다.  W. Livingston Larned 지음

아가야, 네가 곤히 잠든 방에 잠시 들어와, 네게 마음으로나마 전해 보려는 아빠의 이야기란다. 잠시전에 서재에서 신문을 읽다가 후회막급한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네 머리맡에 왔단다. 깨닫건데, 나는 네게 자주 성을 냈었다. 제대로 씻지도 않고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볼때, 신발을 잘 닦지도 않고 또 무언가를 흘리는 모습을 볼때마다. 그리고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도, 음식을 흘리거나 식탁에 팔을 올리고선 마구 퍼먹는 모습등을 나무랫었지.
내가 출근하려고 나설때, 너는 뒤돌아서 손을 흔들며 ‘아빠 잘 다녀와’ 인사를 했었다. 나는 그때조차도 ‘어깨 펴라’고만 말했었다. 이런 일이 오후에도 반복되었지. 내가 퇴근하는 길에, 친구들과 놀고 있는 너를 잠시 지켜보다가 구멍난 양말을 신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때, 나는 네 동무들 앞에서, ‘이 비싼 양말을… 네 돈으로 사면 그렇게 함부로 신겠어?’ 이렇게 망신을 주면서 내 뒤를 따라서 집으로 되돌아 오게 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빠로서 해야할 짓들이 아니었던 것 같구나.
기억하니? 내가 서재에 앉아 있는데, 네가 상심한 눈빛으로 슬그머니 다가 왔을때, 나는 신문너머로 너를 보고서 또 무슨 방해를 하려는가 생각하면서 ‘뭘 원하니?’ 이렇게 짜증을 냈단다. 너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 그러다가 갑자기 나에게 달려와서 내 목을 감싸 안고서 내 빰에 뽀뽀를 해주었어. 내 목을 꼭 감싼 네 작은 팔에서 나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흡사 신이 네 마음에 심어 놓은 꽃과 같은, 너의 애정과 사랑을 느꼈었단다. 네가 서재를 나가 계단 손잡이를 두드리며 네 방으로 올라 갔을때, 나는 신문을 손에서 떨어트리며,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엄습하는 것을 느꼈단다. 내가 도대체 왜 너의 작은 잘못들에 그렇게 지나치게 반응하며 크게 꾸짖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었던지. 그것이 아빠가, 아직 어린 아이인 네게 준 상이었던 것인지… 아가야, 내가 널 사랑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단다. 아빠가 아직 어린 네게, ‘내 자신의 어른 기준’을 들이대며 너무나 많은 것을 어리석게도 기대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단다.
네가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빠는 안단다. 네 작은 가슴속에, 흡사 대지를 밝히는 새벽의 태양처럼 아름답고 훌륭한 심성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아. 아까 네가 서재에 달려와 내게 뽀뽀하며 말없이 행동으로 표현했던 ‘아빠 잘자’에서도 나는 그것을 보았지.
다른 아무것도 이밤에는 중요하지 않단다 아가야. 나는 어둠속에서 네 침대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가 네게 했던 짓들을 뉘우치며 후회하고 있단다. 네게 이런 이야기를 설령 말로 한다고 해도 어린 너는 이해하지 못할 줄 알아. 그렇지만 또 내가 지금 이렇게 한다고, 네게 저질렀던 나의 어리석은 짓들에 대한 합당한 속죄가 될지는 아빠도 잘 모르겠구나.
하지만 아가야 아빠가 약속하마, 내일부터 네게 진짜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마. 너의 좋은 동무가 되어주고, 네가 괴로울때 나도 괴로워하고, 네가 웃을때 나도 웃으마. 그리고 내가 늘 뱉었던 그런 꾸짓는 말들이 입안을 맴돌때 나는 혀를 깨물고 참으마. 그리고 나는 주문처럼 외우도록 하마. ‘너는 나의 사랑하는 아가, 다만 어린 아이’라는 것을. 지금 작은 침대에서 곤히 잠자는 너를 보며, 내가 너를 장성한 어른으로 착각했던 그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있단다. 어제 네가 엄마품에 안겨 머리를 엄마 어깨에 기대고 있던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너무도 많은 것을 기대했었고 또 요구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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