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이야기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작년말에, 태국의 큰스님 ‘아잔차’ (Ajahn Chah)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다. 내가 이 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내가 잘 알고 좋아하는 ‘티라다모’ (Ajahn Tiradhammo) 스님께서도 (‘아잔차’의 제자이다) 참석하셔서 오랫만에 좋은 가르침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는 조만간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그날 나왔던 귀신 이야기 그리고 또 내가 본 귀신 이야기 🙂

스님의 가르침이 끝난 뒤에 질의문답 시간이 되었다. 몇몇 매우 똑똑해 보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복잡하게 들리는데 (내가 보기에는) 인생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질문들을 하였는데, 스님께서는 적절히 웃어 넘기기도 하면서 잘 대답을 해주시더라. 마지막에 한 여자가 용기를 내서 어떤 질문을 하는데, 이전 사람들과는 달리 영어가 좀 딸려서 알아 듣기가 어려웠다. 차차 스님의 답변을 들으면서 그 질문을 짐작할 수가 있게 되었다. 질문인즉, 자기가 귀신이 씌었는지 다른 사람들의 과거나 어떤 개인적인 일들을 저절로 알게 되고… 뭐 그런 이야기 같았다. 그 여성은 말레이지아에서는 많이 배우고 또 진실한 사람인듯, 박사공부를 했으며 자원봉사일도 한다고 하였다. 어쨋든 스님께서 질문을 잘 듣고 대답하시길, 자기도 태국에 있을때 그런 사람들과 또 그런 경우들을 직접 본 적이 있다고 하였다.

한번은 어떤 부모가 스님을 찾아 와서, 자식이 자꾸만 자기들을 친부모가 아니라고 하면서 멕시코 어디에 있는 진짜 부모 만나러 가야한다고 난리를 친다고 하소연을 했었다고 한다. 얼마나 난리가 심했던지 결국 그 부모는 아이와 함께 아마 멕시코로 갔었던 모양인데 (형편이 꽤 좋은 집이었던 듯) 그런데 가보니 실제로 그런 지역 그런 동네에 어떤 아이가 어렸을때 급사했던 부부가 있었더라고 (아이가 묘사했었던데로). 그리고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세상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어떤 이유로 혹은 어떤 에너지로 말미암아 이런 일들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본인에게 일어난다고 하여 그것에 마음을 빼았기면 안된다. 그저 담담한 마음으로 다만 지켜보며 지나가기를 기다려라. 내가 보았던 사례들 중에서 많은 경우는, 당사자들이 (그것에 마음을 빼았기고 또 그것에 빠지게 되면서) 무슨 신비한 능력을 얻어 특별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에 사로잡혀 지내다가, 시간이 지나서 그런 이상한 기운이 사라지고 나면, 아주 심한 휴유증을 앓으며 나쁘게 되는 경우를 보았다. 그저 별 것 아닌 지나가는 일이다.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라.”

언젠가 우연히,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한 웹사이트에서, 기고한 글들에 (자기의 지식이나 의견을 제시하는 좋은 글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람들이 댓글을 달아 놓은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긴 댓글들도 처음 보았고 또 그런 긴 댓글들의 또 다른 댓글들이 그렇게 때로 몰려 있는 것도 처음 보았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자기 잘 났다고 짖어대는 그 정교하고 긴 댓글들을 보면서, 그 속에 빠져서 사는 이런 자들의 상판과, 그런 짓을 열 올리며 하고 앉아 있을 모습과, 또 이런 자들과 함께 살아야만 하는 죄없는 가족들을 떠올리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 나중에는 ‘이런 자들이야말로 귀신 씌인 사람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도 조심합시다. 까딱 정신을 잃고 빠지면 이렇게 귀신 씌이는 것 일도 아니랍니다… ‘귀신 씌인 소리’는 우리가 들어 볼 수가 없다. 하지만 근접한 것이 하나 있기는 하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 다른 표현으로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가 있다고 하는데 그 소리는 이곳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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